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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에 바다가 있고, 전라도에 섬이 많은 이유

by 팩포트 2025. 9. 9.

“강원도에 바다가 있고, 전라도에 섬이 많은 이유”는 단순히 지리적 사실을 나열하는 문제가 아니다. 이는 한반도의 지형과 해류, 그리고 수천 년에 걸친 자연의 형성과정이 만들어낸 결과이자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의 개성을 보여주는 지리학적 이야기다.

 

강원도에 바다가 있고, 전라도에 섬이 많은 이유
강원도에 바다가 있고, 전라도에 섬이 많은 이유

 

1. 동해를 마주한 강원도의 바다

강원도 하면 흔히 떠오르는 이미지는 울창한 산맥과 깊은 계곡이다. 실제로 강원도의 국토 대부분은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한 산악 지형이다. 그러나 동시에 강원도는 동해와 접하고 있어 바다와 산이 공존하는 독특한 풍경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한반도의 지형 구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반도의 동쪽은 서쪽에 비해 해안선이 단조롭고 곧게 뻗어 있다. 이는 동해가 상대적으로 깊고 해안선 침식 작용이 강하기 때문이다. 강원도는 태백산맥이 동쪽 해안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자리하고 있어 산맥과 바다가 불과 수 킬로미터 이내에서 맞닿는 지역이 많다. 그래서 강릉, 속초, 동해 같은 도시는 산을 뒤로 하고 바로 앞에 바다를 두는 독특한 지형적 배치를 보인다.

동해는 대양과 연결된 바다로 깊고 맑으며 계절풍과 해류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강원도의 바다는 어업 자원도 풍부하다. 특히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동해안은 명태, 오징어, 꽁치 등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며 이는 강원도 어촌의 중요한 생계 기반이 되었다. 산지가 많은 강원도에서 농업이 어려운 대신 바다는 사람들에게 풍부한 먹거리를 제공했다.

즉, 강원도에 바다가 있는 것은 단순히 동쪽에 자리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태백산맥의 위치와 동해의 지형적 특성이 맞물린 결과다. 이로 인해 강원도는 산악 지형과 해양 자원이 동시에 존재하는 한국에서도 보기 드문 이중 지리적 성격을 가진 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2. 전라도에 섬이 많은 까닭

전라남도는 대한민국에서 섬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전체 섬의 65% 이상이 이곳에 분포한다. 여수, 완도, 신안, 진도 등 수많은 섬들이 이어져 있어 ‘다도해’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붙는다. 그렇다면 왜 전라도에는 이렇게 많은 섬들이 있을까?

첫째, 전라도 해안선은 매우 복잡하다. 전라남도는 리아스식 해안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해수면 상승으로 산과 계곡이 잠기면서 형성된 해안 지형이다. 수많은 작은 만과 곶, 그리고 섬들이 생겨난 것도 바로 이 리아스식 해안 때문이다. 신안군만 보더라도 1,000개가 넘는 섬들이 흩어져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다도해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둘째, 서해의 조석 간만의 차이가 크다는 점도 중요한 요인이다. 서해는 바닷물의 높낮이가 크게 변하는 곳으로 밀물 때는 섬처럼 보이는 지형이 썰물 때는 육지와 연결되기도 한다. 이런 지형적 특성은 반도와 섬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며 수많은 크고 작은 섬들이 나타나게 했다.

셋째, 전라도 해안은 퇴적물이 풍부하다. 영산강과 섬진강 같은 큰 강들이 서해로 흘러 들어오면서 다량의 토사를 쌓아 올렸고 이 과정에서 갯벌과 함께 섬이 만들어졌다. 그래서 전라남도의 섬들은 돌산처럼 단단한 암반섬도 있지만 갯벌과 밀접하게 연결된 저지대 섬들도 많다.

결국 전라도에 섬이 많은 이유는 해안선의 복잡성, 조석 간만의 차, 그리고 하천 퇴적 작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로 인해 전라남도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섬과 갯벌의 왕국으로 자리 잡았으며 이는 오늘날 관광과 어업 자원의 기반이 되고 있다.

 

3. 산과 바다가 빚어낸 생활과 문화의 차이

“강원도에 바다가 있고, 전라도에 섬이 많은 이유”는 단순히 지형의 차이를 설명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곧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문화적 특징으로 이어졌다.

강원도 사람들은 척박한 산지와 추운 기후 때문에 농업보다는 어업과 임업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동해의 풍부한 수산 자원은 강원도 어촌을 성장시켰고 이는 곧 강원도의 음식 문화에도 반영되었다. 대표적으로 명태와 오징어를 활용한 음식이 강원도의 별미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산악 지형은 교통을 어렵게 만들어 지역의 고립성을 강화했고 그 결과 강원도는 독특한 방언과 생활 문화를 유지할 수 있었다.

반면 전라남도의 섬들은 바다와 밀접한 생활을 가능하게 했다. 수많은 섬과 갯벌은 어업과 해상 교역을 활성화했고 이는 전라도 지역을 풍요로운 식재료의 보고로 만들었다. 김, 굴, 바지락 같은 해산물과 함께 비옥한 평야에서 나온 농산물이 어우러져 전라도는 ‘한반도의 곡창지대이자 바다의 보고’라는 별칭을 얻게 되었다. 또한 섬들이 많다 보니 섬마다 독특한 전설과 민속이 전해 내려왔고 이는 전라도 문화의 다양성과 풍부함으로 이어졌다.

즉, 강원도의 바다는 산과 맞닿아 사람들에게 생존의 대안을 제공했고, 전라도의 섬들은 풍요로운 바다와 문화를 만들어냈다. 자연 지형의 차이가 단순히 풍경만이 아니라 삶의 방식과 문화적 정체성까지 형성한 것이다.

 

“강원도에 바다가 있고, 전라도에 섬이 많은 이유”는 지형과 해류, 그리고 인간의 생활이 어우러진 복합적인 이야기다. 강원도는 산맥이 바다와 만나는 독특한 지형으로 인해 산과 바다가 공존하는 풍경을 가지게 되었고, 전라도는 리아스식 해안과 조석 간만의 차, 그리고 하천 퇴적 작용으로 인해 수많은 섬을 품게 되었다. 이는 곧 각 지역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문화로 이어지며 오늘날까지도 그 지역 정체성을 규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남아 있다. 결국 지리의 차이는 단순한 공간의 차이가 아니라 사람과 문화의 차이를 낳는 근원이 된다.